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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아침 입덧 단기간에 없애고 싶다면?

by 책과함께라면 202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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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는 캐서린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녀는 자궁적출수술을 받기 전에 자궁내막염을 고치고 지금은 대가족을 이뤄 잘 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언젠가 내게 해준 얘기가 있다. 임신 중에 겪었던 일인데, 앞의 반년은 멀쩡하다가 마지막 3개월에 생각지도 않던 문제가 터졌다고 했다. 막판에 아침 입덧이 폭발한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구역질이 얼마나 심했는지, 어떤 날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어요."

 

사실 아침 입덧은 잘못된 명칭이다. 입덧은 낮이든 밤이든 수시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궁금했다. 아침 입덧이 아무리 흔한 현상이라도, 6개월은 괜찮다가 왜 뒤늦게 그랬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그러고는 식이요법으로 자궁내막염이 없어지고 나니 옛날 식습관이 슬금슬금 돌아왔다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동물성 식품을 주의하고 있었지만, 외식이라도 하러 가면 파스타 소스에 치즈가 들어 있는 걸 보고도 굳이 걷어내지 않았다. 때로는 누가 사무실에 사온 빵이나 케이크를 아무 생각 없이 먹어 치웠다. 튀긴 음식이 끌리면 애써 참지도 않았다. 보통 사람들의 기준으로는 이게 나쁜식습관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사소해 보이는 이런 일탈을 입덧의 원인으로 볼 수있을까?

 

캐서린의 사례는 구역질과 구토가 심한 여성들을 위해 미국 산부인과학회가 권하는 해결책과 정확히 일치한다. 캐서린의 이야기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어니스트 훅이 1976년에 제안한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혹은 대부분 임신중에 몸이 커피, 술 담배 같은 것들에 거부감을 느끼고 쳐다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온다는 점에 주목, 이를 바탕으로 그는 입덧이 병이 아니라 엄마와 아기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방어기전이라고 결론내렸다.

 

보통 병원균이 침투했을 때 여성의 몸은 면역계의 철통 보호를받는다. 그런데 임신 중에는 면역계의 방어기능이 자연적으로 약해진다. 엄마의 몸이 아기를 거부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임산부의 후각과 미각이 유별나게 예민해진다. 말하자면 본능적으로 방어막을 한겹 더 치는 셈이다. 그래서 건강에 해로울 것 같은 냄새나 맛이 나는 음식이 들어오면 임산부의 몸은 바로 뱉어낸다. 아침 입덧이 임신 초기에 특히 심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임신 첫 3개월에 아기의 주요 신체장기가 형성되므로 위험에 가장 취약한 시기인 것이다.

 

다양한 문화권을 조사한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임산부들이 가장 기피하는 음식은 고기다. 전통적으로 ㅇ미산부의 육식을 아예금지하는 사회가 있을 정도이다. 육류는 살모넬라, 대장균, 톡소플라즈마, 리스테리아 등 다양한 식중독균의 거점이 된다. 실제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문화적으로 식단에 옥수수와 녹색채소의 비중이 높은 집단에서는 고기를 많이 먹는 집단에 비해 아침 입덧의 발생률이 낮다고 조사됐다.

 

이 증거들은 모두 호르몬의 장단에 따라간다는 점에서 믿을만 하다. 임신기가 시작되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면역계의 방어막을 느슨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라는 특별한 백혈구의 수가 줄어든다. 원래 백혈구의 임무는 침입자를 공격하는 것이다.  태아를 침임자로 여긴다니 이상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기 DNA의 절반은 아빠에게서 온 것이다. 그러니 엄마의 면역계 입장에서는 아기가 낯선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엄마의 몸이 아기를 거부하지 않도록 프로게스테론이 면역계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

 

즉 아침 입덧은 자신과 아기에게 해로운 음식을 피하고 유익한 음식을 좋아하도록 유도하는 자연의 섭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아침 입덧이 심한 임산부 44명의 식단을 입덧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임산부 87명의 식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그룹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덧의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포화지방이었다. 포화지방은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으로, 치즈와 유제품 그리고 육류에 많이 들어 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포화지방을 15g(치즈 약 70g)씩 더 섭취할 때마다 아침 입덧으로 고생할 위험성이 다섯배씩 커졌다.

 

이말은 곧 유제품과 육류를 끊으면 아침 입덧을 억누를 수 있다는 뜻이다. 캐서린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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