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배신 - 리 골드먼
리 골드먼 박사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장병 점문의로,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의학건강과학대학원 학장, 컬럼비아대학병원 원장 겸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여러 사례를 통해 인류의 유전적 특성을 설명하고 유전자와 몸을 사회가 이룩한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책은 생명과학 관련 책이지만 사피엔스, 총 균 쇠, 모기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역사책이다. 500쪽의 두께를 자랑하는 벽돌 책이지만 꼭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사피엔스에서는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 책이면 진화의 배신에서는 유전자의 형질이 인간을 지구의 패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1부에서는 굶주림과 탈수, 폭력과 출혈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해주고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의 원리와 이유를 유전자의 관점으로 자세히 알려준다. 2부에서는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준 유전자가 되려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비만과 당뇨병 우울증, 고혈압 등 여러 현대병으로 죽어가는 인류를 저자는 인간의 본능부터 현대 과학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생존 가능성을 모색하며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불안, 우울증, 자살은 인류 생존과 진화의 대가라는 것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자살은 본능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살인은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살은 생존 본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렇지만 저자는 자살은 어쩌면 늙거나 장애가 생겨 의존적이 된 사람이 자기 자신이 짐이 된다고 여겼을 때 스스로를 제거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무리에 소속되지 못한 느낌, 자신의 성취에 대한 실망, 패배와 치욕을 피하려는 시도 등이 자살의 추동력이 된다고 한다. 20만 년 동안 우리 조상들은 서로를 죽일 더 나은 방법을 개발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섬뜩한 생각들을 해왔다.
작가는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책이 씁쓸한 책이 아님을 강조하듯이 유전자를 이기는 노력은 유전자를 바꿀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자신의 본능을 참고 억제하면서 의지를 갖고 나아가면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체인지 그라운드의 신박사님이 떠올랐다. 그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항상 이런 말을 한다. `졸X 꾸준히 하면 바뀐다고`, `너네도 할 수 있다고 그냥 아가리 닫고 독서나 하라고` 군생활중 그분의 영상을 보기 전의 나는 그저 침대에 널브러져서 뒹굴대는 돼지였다. 모든 일에 허무함을 느끼면서 좌절감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쓴소리를 들은 후에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비관적이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했고 책한권 읽지 않던 내가 1년에 50권의 책을 읽으며 서평을 쓰고 심지어는 씽큐 베이션이라는 그룹에 들어가 토론을 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나의 의지로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의 멘토가 나를 채찍질하며 당근을 주었기 때문에 변화한 것이다. 물론 모든 일이 안 풀릴 때도 있다. 하루하루가 막막하고 되는 일 하나 없는 거지 같은 날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명감을 가지면서 하루하루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미약하게나마 성장하는 게 느껴졌다.
나날이 좋아지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기세로는 누구에게도 안질 거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2019년을 마무리한 나는 무조건 이길 거다.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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