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1 이태준 - 복덕방 (단편소설 전문) + 요점정리 단편소설 전문 복덕방(福德房) - 이태준 철썩, 앞집 판장(板牆, 널빤지로 대어 만든 울타리)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주먹구구(정밀하지 못하고 대강 하는 계산)에 골똘했던 안 초시(初試, 과거의 첫 시험 또는 그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똑 먹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 가지고 수채(집 안에서 버린 허드렛물이나 빗물이 흘러 나가도록 만든 시설) 구멍을 내다본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거피(껍질을 제거)해 버린 녹두 껍질. “녹두 빈자떡(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 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였다. “추석이 벌써 낼 모래지! 젠.. 2020. 5.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