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용어의 구분
문학비평에서 페미니즘은 1960년대부터 민권운동과 더불어 확산된 여성신장운동의 결과이다.
가부장제 아래 여성이 얼마나 억압당하고 소외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어떻게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살펴보는 학문적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페미니즘 비평은 사회가 강요하는 작품 속 여성상에 대해 고찰한다. 따라서 그들은 ‘페미니스트’, ‘여성적’이라는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한다. 남성위주 사회에 대항해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을 페미니스트라 칭하며, 이 단어가 가진 정치적 위치를 염두 할 필요가 있다. ‘여자’라는 용어는 생물학적 성(sex)의 개념이고, 여성적이라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성의 구분은 젠더(gender)라고 한다.
1. 페미니즘 비평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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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비평의 흐름 1970년대와 1980년대로 구분할 수 있다. 1970년대의 페미니즘 비평은 남성과 여성의 성적 불평들을 구조화하고 영속화 시키는 소위 문화적인 내면장치들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드러내는 작업으로 나아갔다. 여성의 희생과 복종을 미덕이라고 내재화하여 최고의 가치관으로 삼도록 하는 것은 결국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삶으로 가부장제를 강화하고 영속화하도록 만드는데 기여하게 하는 것임을 페미니스트 비평 시각은 폭로한다.
1980년대 도전적이고 극단적인 태도에서 방향을 전환했다. 페미니즘 비평의 극단적 태도에서 절충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다른문학이론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여성 자신에 대한 탐구에 몰두해 여성의 특질과 본질에 주목했다. 이런 페미니즘 비평가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여성의 작품과 기록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데일 스펜더는 남성 위주의 문학사에서 여성문학이 폄하되고 무시되는 것을 비판하고, 여성문학의 전통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 페미니즘 비평과 이론적 접근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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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비평의 유형을 크게 나누어 보면, 영미 페미니즘과 프랑스 페미니즘 2개로 나눌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차이는, 영미 페미니즘 비평은 주제, 모티프 인물 분석 등을 통한 전통적인 비평 방식을 견지하는 것이면 프랑스 페미니즘은 심리분석학적 이론과 포스트구조주의의 이론을 크게 차용하고 있다.
(1) 프랑스 페미니즘
프랑스 페미니즘은 포스트 구조주의의 쟈크 라캉, 미셸 푸코, 쟈크 데리다 같은 학자들의 이론과 관점을 기반으로 출발하였다. 프랑스 페미니즘은 문학작품 자체의 분석보다는 관심사를 넓혀 언어, 재현, 심리학 등에 관심을 기울여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시각을 구축했고, 또한 여성적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루스 이리가라는 현대의 언어에 깊게 박힌 남성중심 상징질서에서 벗어나 여성만이 가지는 경험에 주목해 다양성의 추구를 주장했고,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자크 라캉의 이론적 개념인 상상계와 상징계 차용해 포스트구조주의적 관점의 언어관을 자신의 시각으로 개념화했다.
(2) 영미 페미니스트 비평
영미 페미니스트 비평의 특성은 문학작품을 현실의 반영으로 보고 작품 분석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작품에 표출된 여성의 삶과 경험하는 세계를 분석하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비평가로 일레인 쇼왈터, 샌드라 길버트와 수잔 구바 등이 있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잔 구바의 공저,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작품은 19세기 영미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하여 여성작가의 작품에 깃들어 있는 작가의 불안과 고뇌를 보여주고 작품해석에 있어서도 기존의 남성위주 시각에서 탈피하여 여성의 눈으로 분석해 냈다. 반면에 이러한 시각과는 다르게 쓰인 1969년에 쓰여진 진 뤼스의 『드넓은 싸르가소 바다』라는 작품은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인 버사라는 인물이 방화라는 행위를 통해 그녀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3)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 비평
페미니스트 비평에서 여성(남성)에 대한 주체의식과 성적 정체성을 논할 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차용했다. 초기에는 페미니스트들의 정신분석학을 비난했지만 줄리엣 미첼은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에서 밀레트가 사용한 용어와 관점을 이용하면서 타고난 성과 사회적으로 구축된 성인 젠더(gender)를 구별하여, 프로이트 이론을 오히려 옹호하였다. 미첼은 프로이트가 여성성(feminine)을 단순히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제시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남근에 중점을 두고 전개된다. 그러나 여러 분야로 확장되며 프로이트의 남근의 개념도 확장되었다. 그로 인해 특권을 상징하는 기표가 되었다. 남근이 없다는 것은 해부학적 신체구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거세”, 즉 사회 내에서 권력을 가지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게 되었다. 자크 라캉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언어이론과 접목시켜, 남근을 권력 관계를 포함하는 상징적 기표로 여겼다.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들은 포스트구조주의의 언어관과 정신분석학을 전용하고자 한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 이론만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면 남근을 가장 중요한 상징기표로 설정하게 되는 한계에 대해 인식하였다.
3. 페미니즘 비평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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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존 정전에 담긴 남성 중심의 담론을 지적하며,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의 작품을 정진의 재고를 촉구하여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둘째, 여성의 경험에 대해 가치 평가를 새롭게 한다.셋째,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여성상, 여성의 재현 등을 연구하여 그 이념성을 고발하고 재평가한다. 넷째, ‘타자’로서의, ‘결핍’된, ‘자연의 일부’로서의 여성이라는 한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체성 탐색에 도전한다. 다섯째, 텍스트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삶 속에 깃든 가부장제의 권력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여섯째,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의 언어관을 수용하여 언어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일곱째, 언어에 대한 관심은 한발 더 나아가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주장과 실천을 촉구한다.여덟째, 남성과 여성이 본질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인가, 사회적으로 다르게 구성되는가를 살펴본다. 아홉째,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 고찰을 위해 프로이트에서 시작한 정신분석학을 새로 읽고 적용한다. 열째, 문학작품 해석에서 ‘중립적’ 읽기와 ‘주류시각’에서 읽기의 차이가 무엇인지 구분한다. 이를 통해 독서에 함축된 정치적 의미를 가늠할 수 있다.
4. 한국의 페미니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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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1980년대에 접어들어 후기 산업사회의 징조를 보이면서 노동자문학과 함게 여성 해방을 고취하는 문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논의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지배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문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데에는 “또 하나의 문화”와 “한국여성연구회”같은 단체를 중심으로 여성학자들이 외국의 페미니즘 이론을 꾸준히 소개하고 접목하는일에 크게 힙입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에는 여성의 정체성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탐색하는 여성작가들의 창작활동이 대중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박완서, 신경숙, 양귀자 등 여성작가들은 이들의 소설을 통해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 문화를 타파하고, 여성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성학자 조혜정은 페미니즘 문학을 여성해방의 시각과 성숙도에 따라 고발문학의 단계, 재해석 단계, 해방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단계 총 세단계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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